코로나 시대 '홈술족' 잡기 경쟁①-주류3사 판매 전략
코로나 시대 '홈술족' 잡기 경쟁①-주류3사 판매 전략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0.09.15 0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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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매출 감소분 집에서 즐기는 홈술로 이동
CU 등 편의점 소주·맥주·와인 판매 두 자릿수 신장
하이트진로 '테라' 60% 가정용…저도주로 다변화
오비맥주 2030겨냥 발포주 출시…다양한 마케팅
롯데칠성 가격 낮추고 용량 차별화, 경쟁력 제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식음료 업계는 선방(善防)을 넘어 성장(成長)하고 있다. 방역당국의 지침 속 집콕과 집밥은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현대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술도 예외 없이 ‘홈술’이 대세가 됐다. 이에 본지는 홈술 문화 확산 속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주류 업계와 HMR안주 업계의 현황과 주요 전략을 총 2회에 걸쳐 집중 조명해본다.

주류 업계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전면 시행된 지난달 30일 이후 수도권 주요상권의 주류 매출이 3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편의점·마트 등 주요 B2C 주류 판매처의 매출은 급상승했다. CU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주류 가운데 양주 22.2%, 소주 14.9%, 와인 14.2%, 맥주 9.5%의 순으로 높은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GS25도 동기간 수도권 점포 주류 매출이 전 주 대비 각각 27.1%, 23.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술집, 주점 등에서 줄어든 골목상권 매출이 홈술 소비로 넘어가면서 편의점, 마트 주류 판매가 급성장한 것. 이런 흐름 속 홈술 수요를 잡기위한 주류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통계에 따르면 작년 국내 맥주 소매시장 규모는 3조3172억 원이었다. 브랜드별 점유율은 카스후레쉬(오비맥주)36%, 필라이트(하이트진로)11.6%, 하이트(하이트진로)7.3%, 테라(하이트진로)7.2%, 클라우드(롯데주류)2.1%, 피츠(롯데주류)1.5% 순이었다.

상반기 가정용 맥주 매출 집계에서도 오비맥주가 52.1%로 1위를 지켰다. 카스를 위시한 오비맥주가 점유율 1위를 수성하고 있지만 하이트진로가 맥주 삼총사를 앞세워 바짝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상반기 시장 점유율은 38%였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8% 가까이 오른 수치로, 불과 2년 전까지 간극이 20%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하이트진로 점유율이 수직상승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속 대세로 떠오른 홈술 수요를 잡기위한 주류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사진 왼쪽부터)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플렉스’, 하이트진로 ‘망고링고’, 오비맥주 ‘필굿 세븐’. (제공=각 사)
△코로나19 확산 속 대세로 떠오른 홈술 수요를 잡기위한 주류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플렉스’, 하이트진로 ‘망고링고’, 오비맥주 ‘필굿 세븐’.(제공=각 사)

하이트진로 상승세의 일등공신은 ‘테라’다. 테라는 하이트진로가 수년에 걸쳐 완성한 야심작으로 ‘100% 청정맥아, 리얼 탄산’이라는 수식어로 청량감 마케팅에 방점을 찍었다. 실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시원하고 개운한 맥주로 입소문 타며 자리 잡았다.

테라는 출시 438일(지난 5월말 기준)만에 8억 6천만 병이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초당 22.7병(330ml 기준)이 판매된 셈.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테라 · 필라이트 등 주력 맥주 매출의 약 60% 이상이 가정용으로 판매되고 있어 홈술 수요를 등에 업은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트진로는 홈술 수요 확보를 위해 다양한 주종에 걸쳐 마케팅을 펴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발포주(發泡酒·유사맥주) 시장 1위 브랜드 필라이트 새 광고를 시작했고, 과일믹스주 망고링고의 패키지 리뉴얼 및 새 광고도 개시했다. 또한 영국산 크래프트 맥주 ‘인디페일에일’을 6월부터 CU에 유통하는 등 홈술족이 선호하는 저도주(低度酒)와 과실주 등 부드러운 주종 마케팅을 다방면에 걸쳐 전개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최초 주류 캐릭터 샵 ‘두껍상회’를 오픈해 참이슬 백팩, 이즈백 술잔과 두꺼비 피규어 등 자사 제품 굿즈 판매를 통한 충성고객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오비맥주는 1933년 설립 후 줄곧 국내 주류업계를 이끌었다. 지난해에도 매출 1조5400억 원, 영업이익 4089억 원을 기록하며 굳건히 1위 자리를 지켰다. 최근 대표 브랜드 카스와 오비라거의 아성에 도전하는 경쟁사의 반격에 직면하면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먼저 홈술 트렌드를 주도하는 2030세대를 잡기위해 카스의 올드한 이미지 탈피에 주력한다. 5년째 이어온 대표 여름 축제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를 올해는 온라인으로 기획하고 엑소의 찬열, 세훈을 모델로 내세워 조회 수 80만을 돌파했다. 또한 요리인 겸 방송인 백종원과 협업한 유튜브 ‘알짜 맥주 클라스’로 130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또한 경쟁사 주력 발포주 필라이트에 대항해 ‘필굿’과 알코올 7% 고도(高度) 발포주 ‘필굿 세븐’ 등을 출시해 홈술족의 다양한 니즈를 끌어안고 있다.

자사 전통 캐릭터 랄라베어를 활용한 마케팅도 활발하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뉴트로 감성 자극을 위해 ‘오비라거 여름 패키지’를 출시한데 이어 다양한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 랄라베어 유리잔, 코스터 세트, 미니천막 등을 출시했고 패션브랜드 게스와 협업해 캐릭터 티셔츠를 제작·판매했다. 이어 지난 7일, 네이버에 브랜드 전용관 ‘오비라거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브랜드 마케팅을 통한 고정고객 확보에 힘쓰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자사 대표맥주 클라우드 보다 알코올 도수를 0.5도 낮춘 4.5도 맥주 ‘클라우드 생(生) 드래프트’를 최근 출시했다. 제품 단가도 경쟁사 제품군과 비교해 약 100원 가량 낮춰 B2C 가격경쟁력 확보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클라우드·피츠 등과 롯데칠성 맥주 라인업을 완성해 홈술 소비층 공략에 나섰다.

이와 함께 젊은 소주파 공략을 위해 ‘처음처럼 플렉스’를 출시했다. 처음처럼 플렉스는 기존 제품 보다 알코올 도수를 0.2% 낮추고 오리지널 디자인에서 탈피해 2030 젊은 층 사이에 익숙한 단어 플렉스(FLEX)를 포장 전면에 배치했다. 기존 소주와 동일한 360ml는 물론 120ml 소용량, 750ml 대용량 등 사이즈도 다양화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개성과 차별화를 추구하는 젊은 층에 어필하는 한편 홈술 · 혼술 등 최근 트렌드에 맞춰 패키지를 재구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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