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아마이드 생성 억제 기술 세계 첫 개발
아크릴아마이드 생성 억제 기술 세계 첫 개발
  • 문윤태 기자
  • 승인 2003.02.12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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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웅·최동성 교수

발암의심물질로 알려진 아크릴아마이드가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 물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전주 우석대 정문웅 식품공학과 교수와 최동성 생물공학과 교수팀은 최근 콘칩이나 감자 튀김류에 유기산을 넣어 아크릴아마이드를 억제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유기산 등 첨가 물질 없이 콘칩을 만들 때는 아크릴아마이드 검출량이 125ppb였으나 유기산 물질인 구연산을 0.1% 첨가했을 때 63ppb, 0.2%일 땐 22ppb로 각각 49%, 82%의 억제율을 보였다.

또 구연산 2% 용액에 감자를 1시간 정도 담갔다가 섭씨 190도의 기름에 약 6분간 튀기자 아크릴아마이드가 850ppb에서 162ppb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산은 레몬 매실 유자 라임(레몬보다 더 새콤하고 달콤함) 등의 과일에 많이 함유돼 있다.

연구팀은 "아미노산의 하나인 아스파라긴과 포도당이 결합해 아크릴아마이드가 생성된다는 점에 착안하고 유기산 등을 첨가해 PH(수소이온 농도)를 낮춤으로써 이 물질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식품과학회지(Journal of Food Science)에 논문으로 채택됐으며 이르면 오는 4∼5월경 이 잡지에 게재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기술은 국내 특허출원 중에 있으며 미국 등 세계적으로 특허를 획득하게 되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식품 첨가물로 공인된 구연산 등 유기산을 첨가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아크릴아마이드의 생성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밝혀 낸 것은 전 세계가 주목할 만한 일로 평가되고 있다.

아크릴아마이드는 감자 등 전분질 원료에 함유돼 있는 아스파라긴이라는 아미노산이 포도당과 결합해 섭씨 120도 이상으로 가공할 때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주요 가공식품은 콘칩, 감자 튀김, 감자칩, 콘 플레이크 시리얼, 비스케, 고온 압출형 스낵 식품 등 높은 온도에서 기름으로 튀기거나 구운 식품이다.

한편 이 물질은 일부 동물 실험에서 암을 일으키는 물질로 보고되고 있으나 인체에서의 발암성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며 전 세계 1000여 개 연구기관에서 이 물질의 생성 억제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실현했나
구연산 등 혼합 pH낮출때 아크릴아마이드 획기적 감소

우리나라에서는 감자칩이나 비스켓 빵 등의 굽거나 튀긴식품이 주로 간식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유럽 등 서구에서는 이 식품을 주식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식품에 발암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가 들어있다는 실험결과는 소비자에게 공포감을, 관련업계에 경제적 위기감을 불러오고 있다.

발암물질로 규정돼 있긴 하지만 인체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 물질에 대한 연구도 두 방향으로 나뉜 것으로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하나는 인체의 발암유무를 정확히 밝히는 것이고 다른 방향은 아크릴아마이드의 생성억제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는 이 물질이 아직까지 인체발암유무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식품을 주식으로 하는 유럽 등지에서는 전자의 연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에는 스웨덴 스톡홀롬의 한 연구소와 미국 하버드 공중위생 대학원의 연구진들이 아크릴아마이드가 인체발암과 연관이 없다는 초기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등 이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들이 최근 유기산을 이용해 PH(수소이온농도)를 낮춤으로써 아크릴아마이드의 생성을 억제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 왜 연구하게 됐나.

아크릴아마이드는 120도의 이상의 고온에서 음식을 튀길 때 발생하는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산하의 국제암연구위원회(IRAC)에서 지난 94년 발암의심물질로 지정했다. 같은 해 4월 스웨덴 국립식품청과 스톡홀롬대학의 톤퀴스트 교수팀이 고온에서 가공한 크리스프와 비스켓에서 세계보건기구가 음용수에서 권장하는 기준치(0.5ppb)보다 훨씬 많은 양의 아크릴아마이드가 함유됐음을 발표한 바 있다.

유럽과 미국,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청 연구결과 감자튀김, 감자칩, 비스켓 등 10종의 공시식품 중 8종에서 이 물질이 검출됐다. 이 때문에 관련업계는 비상이 걸렸고 식약청에서도 뚜렷한 대책이 없다며 가급적이면 식품을 조리할 때 튀기거나 장시간 가열하는 것을 피하고 야채와 과일을 포함한 균형 있는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는 등의 의견만 제시했었다.

■ 외국의 연구사례는 어떤가.

지난해 10월 영국 리딩대학의 돈 모트램 교수팀과 스위스 네슬레 연구소 리터드 스태들러 박사팀은 감자칩에 생기는 아크릴아마이드는 특정 아미노산과 당분을 높은 온도에서 구울 때 만들어진다고 발표했다. 두 연구팀은 아미노산의 하나인 아스파라긴과 글루코오스를 180∼185도에서 가열하자 메일라드 반응을 일으켜 아크릴아마이드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모트램 교수팀은 아크릴아마이드의 생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반응속도론적 모델(kinetic model)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아미노산 및 아미노산 관련물질 공존하에서 아스파라긴-환원당 반응에 대한 경합반응, 소거반응 유무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스태들러는 아크릴아마이드 등의 생성을 조절하거나 감소시키기 위해 모든 식품에 적용할 수 있는 간단하고 범용적인 방법은 아직 없으므로 각각의 식품 카테고리에 대한 개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를 위해 각 식품의 산업적 가공에 있어 식품의 원료, 전구물질, 가공조건과 기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고 이중 제품의 품질과 맛에 대한 영향, 안전성에 대한 영향, 원자재의 이용성, 공인된 첨가물 및 화합물 사용, 제조공정상의 변화, 생산 효율성 등의 연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국내연구진의 생성억제 방법은.

-튀긴 콘칩에서 PH 강하에 따른 아크릴아마이드 생성억제

연구진은 튀긴 콘칩 실험에서 콘 글리츠(거친 옥수수가루)500g에 0.1% 구연산 용액 500㎖를 혼합해 121도에서 30분간 가열했다. 냉각후 압연 롤러를 수차례 통과시켜 1mm 두께의 면대를 만든다음 2×2cm 크기로 절단해 상온에서 건조시켰다. 그 다음 건조물을 180도의 옥수수 기름에서 30초간 튀겨 콘칩을 제조했다.

<실험결과> 튀긴 콘칩에서 아크릴아마이드의 생성량은 구연산 0.1% 첨가시 63ppb, 0.2일 때 22ppb로 이 물질을 넣지 않은 상태의 125ppb보다 49.6%, 82.4%의 생성억제율을 보였다. 또한 구연산 첨가에 의한 맛의 변화는 거의 없었으며 0.2% 구연산 첨가시 약간 밝아지는 결과를 나타냈다.

-구운 콘칩

구운 콘칩도 튀긴 콘칩과 같은 과정으로 실험했다. 다만 건조물을 255도의 오븐에서 1분40초 동안 가열해 구운 콘칩을 제조했다.

<실험결과> 구연산 0.1 첨가시 아크릴아마이드 생성은 63ppb, 0.2%시 41ppb로 대조구(151ppb)에 비해 각각 58.2%, 72.8% 억제됐다. 또한 구연산 0.2% 첨가해 2분간(20초 더 가열)가열했을 때도 맛과 색은 대조구와 차이가 없었으며 아크릴아마이드의 생성량은 67.3ppb로 나타났다.

-프렌치 후라이(감자 튀김)

튀김용 감자를 8mm×8mm×50∼100mm 크기로 절단하고 표면에 묻어있는 감자전분을 증류수로 세척한 후 구연산 용액 각각 1%, 2%에 1시간씩 침지한 다음 190도의 옥수수 기름에서 6분30초간 튀겨 프렌치 후라이를 제조했다. 여기서 대조구는 증류수로만 세척한 후 침지과정 없이 이와 동일한 방법으로 프렌치 후라이를 만들었다.

<실험결과> 증류수 침지시 646ppb의 아크릴아마이드 검출량이 1%의 구연산을 첨가했을 땐 214ppb, 2%일 때 162ppb로 대조구(850ppb)에 비해 각각 24.9%, 73.1%, 79.7% 억제됐다. 이 결과에서 볼 수 있듯 물에 감자원료를 1시간 침지하는 것만으로도 아크릴아마이드의 생성이 25% 정도 감소했으며 구연산 용액 첨가시에는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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